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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너지난’ 쿠바에 원유 공급 강행… 미국에 사전 통보하며 ‘정면 돌파’

지난 2월 16일 쿠바 마탄사스 항구 앞에 정박한 한 유조선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 타임뉴스=이승근 기자] 러시아가 미국의 고강도 경제 제재로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에 원유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이 과정에서 미국 측에 공급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는 등 중남미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행보를 보여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외신과 국제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간 정기적으로 쿠바에 원유와 석유 제품을 선적해 보내고 있다.

쿠바는 현재 노후화된 발전 시설과 연료 부족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 시간씩 정전이 발생하는 등 국가적인 에너지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전통적인 우방국인 쿠바를 지원함으로써 중남미 내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고, 미국의 ‘앞마당’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러시아가 쿠바에 대한 원유 공급 계획을 미국 정부에 사전에 전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제재 위반 논란을 피하려는 실무적 절차라기보다, 미국의 제재 무력화를 공식화하고 쿠바와의 관계가 ‘끊어질 수 없는 혈맹’임을 대내외에 선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와 쿠바의 밀착 행보가 중남미 지역의 정세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적극 환영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쿠바 외교부는 “러시아의 지원은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된다”며 “양국 간의 경제·에너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해 새로운 에너지 수출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쿠바를 비롯한 반미 성향의 국가들과의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의 원유 공급은 단순한 에너지 지원을 넘어선 ‘정치적 상징물’에 가깝다.

미국의 제재 그물이 촘촘해질수록 러시아는 그 틈새를 공략하며 중남미의 지정학적 지도를 새로 그리려 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촉발한 이번 밀착이 향후 미·러 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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