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남북철도'착공식'은 했는데 뭘 공사하는지가 불명확...한국당, 착공식 불참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8-12-27 05:35:05

남북철도 착공식에 한국당 "가불 착공", "여론조작용" 비난

[타임뉴스/서승만 기자]실제 상황과는 차이 나는, 다른 목적이 앞서는 보여주기식 ‘쇼’가 돼서는 곤란하다는 시각들도 적지않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인원 100여 명이 26일 오전 서울역을 떠나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출발했다.

착공식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걸음이다. 

지난 2008년 11월 남쪽 화물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인 판문역을 마지막으로 달린 지 10년 만에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 재개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몇몇 문화권에서는 착공식에 쓰인 ‘첫 삽’들을 기념으로 따로 보관해 놓기도 한다.

착공식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완공일이 보다 예측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 착공식을 하게 되면 철도는 통상 5년 뒤쯤 완공된다.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은 상당히 특이하다. 

착공식은 했는데 뭘 공사하는지가 불명확하다. 철도와 도로를 명시하기는 했지만, 어떤 공사인지는 정해진 게 없다.

철도의 경우 최근에야 북한의 경의선과 동해선 구간에 대한 남북공동조사가 끝났다. 

대부분 육안으로 철도 상태를 확인한 정도여서 실제로 공사를 하려면 측량과 지질조사, 설계 등 많은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어느 수준까지 북한 철도를 현대화할지 합의된 바가 없다. 

화물차가 다닐 정도인 시속 50~60㎞대로 개량할 것인지, 아니면 여객도 이용 가능하게 시속 100㎞ 이상으로 현대화할지를 정해야만 한다. 현재 북한 철도는 노후화가 심해 시속 30~40㎞가량 속도를 내는 게 고작이다.

도로도 어느 구간을, 어떤 수준으로 개량할지 분명치 않다. 겨우 한두 차례 현장 조사를 했을 뿐이다. 

그래서 명칭이 착공식 대신 ‘착공 기원식’ 정도가 맞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착공식은 경사스러운 날임에 틀림없다. 

그 시설의 완공을 기다리는 주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과는 차이 나는, 다른 목적이 앞서는 보여주기식 ‘쇼’가 돼서는 곤란하다.

이러다간 ‘착공식’이란 용어의 정의까지 바꿔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직접 몰았던 기관사 신장철 씨는 2007년 당시 시험운행 사진을 바라보며 "화물열차 마지막 열차를 운행한 지 10년이 흘렀는데, 퇴직한 뒤에 또 언제 가볼까 싶었다"며 "감개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南北철도·도로연결 착공식, 열렸지만..성패는 비핵화에 달려

사진설명)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왼쪽부터),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등 참석자들이 도로 표지판 제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착공식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 지도부들이 동행했다. 민주당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서울↔판문'이 새겨진 왕복 승차권을 들고 특별 열차에 올라탔다. 자유한국당은 불참했다.

참석자들을 맞이하던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참석 여부를 묻자 "나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세 번 하고 문자도 보냈다"며 "직접 찾아가겠다고 해서 시간도 잡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당은 착공식을 비롯한 남북 교류 사업과 관련해 내년도 예산이 불투명하다며 불참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방어를 위한 착공식"이라고 폄하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언제 착공할지 기약이 없는, 착공 없는 착공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위해 하는 가불 착공식"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같으면 주가조작 혐의라도 갖다 붙일 착공식"이라며 "현 정부가 여론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실체가 없는 착공식"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소요 예산 추계는 고사하고 사업계획도 없는 착공식"이라며 "지지율 데드크로스를 찍은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 조작용 착공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착공식은 남북 양측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판문역에서 진행됐으며, 남측 인사들은 개성공단 내 숙박시설인 송악플라자에서 따로 오찬을 한 뒤 오후 3시께 서울역으로 무사귀환했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철도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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