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1. 직장인 A씨는 맘은 아니지만 지역 맘카페에 가입한 지 오래 되었다. 시에서 제공하는 확진자 정보나 확진자 이동경로보다 더 많은 정보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사생활침해나 장소가 공개될 경우 생길 피해를 우려해 올라오지 않는 여러 정보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시에서 왜 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2. 직업상 백신 접종을 하게 된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백신 접종을 고민 중이다.

백신 접종 전부터 동의서 및 대상자 파악을 위한 온갖 정보 제공 동의서에 동의를 해야 백신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더불어 개인 정보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 건너뛰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망설이는 사이 백신 접종은 물 건너가 버린 상태가 되었다.

가게를 들어가거나 물건을 사려고 할 때 개인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요즘은 전화 한통으로 간단하게 해결되기도 한다.

이 정보들이 어떻게 되는지, 누가 확인을 하는 건지,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 어느 단체에게 있는지, 어디로 제공되는지, 모여진 정보를 때가 되면 폐기는 하는 것인지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없다.

코로나가 엄중한 시대에 개인정보나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 코로나에 걸린 피해자를 엄중 질책하고 신상을 터는 것으로 정치인들이 박수를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예상할 수 있는 사태였다.

신도들의 모든 정보를 내놓지 않아 코로나가 확산된 것처럼 법정까지 끌고 간 신천지 사태 이후 코로나에 걸린 모든 개인이나 장소는 가해자가 되었다.

개인의 이름, 성별, 전화번호 등 모든 일련의 개인정보가 샅샅이 훑어져 제공되었고 이 모든 과정들은 K방역의 성과가 되었다.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통해 정부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세입자 퇴거 일시 중단’ 조치를 통해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를 집주인이 쫓아낼 수 없도록 했다.

CDC는 세입자가 집에서 쫓겨나면 개인위생은 물론 자가격리 등 방역이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지만 이 조치가 개인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집주인에게 막대하게 손해를 끼치는 이 조치는 이미 유럽에서는 익숙한 상황이다.

개인의 모든 활동은 이념, 종교, 민족, 국가와 같은 전체 대중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상은 역사 속에서 매우 자주 발생했다. 파시즘이나 나치즘이 횡행했던 시대에 자주 들었던 이야기이다.

21세기를 한참 들어선 현재 오히려 자유 민주주의는 유래 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

파시즘이나 나치즘에 당연히 반기를 들었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시민들도 전염병 앞에서는 국가의 전체주의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막대하게 침해하고 있으면서도 코로나 팬데믹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방역 성과를 냈던 나라들도 똑같이 속수무책으로 방역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이대로 전체주의적 힘을 키워가는 것이 마땅한 것인가?

현재 우리는 코로나 시대의 파놉티콘(panopticon) 속에서 서로를 감시하며 국가의 감시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왕권시대부터 국가주의와 공산주의를 거쳐 이룩된 시민 민주주의는 절대로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이다.

무엇이든 무너지는 것은 쉽지만 다시 쌓기는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