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매치컵 경기정 성능 업그레이드

지난해 월드매치레이싱투어 코리아매치컵에서 사용돼 이안 윌리암스, 피터 길모어 등 세계적 요트선수들로부터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은 국산 경기정이 올해에는 더욱 성능이 업그레이드 된다. 지난해에는 시간이 촉박해 튜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는데 올해에는 애초 설계시의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리깅을 튜닝해서 탑세일러들이 경기를 하면서 기술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 보팅 매거진에서 집중 조명

해외 보팅 매거진들에서도 코리아매치컵 경기정을 잇따라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국내 보트 제조 기술이 세계 보트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의 IBI, 중동의 World of YachtBoats 등 세계 유수의 보팅 매거진 에디터들은 지난 3월 경기도를 방문해서 경기정을 제작한 국내 업체인 암텍 테크놀로지(화성시 소재)를 직접 취재한 뒤 각각 4월호와 5월호에 기사를 게재했다. 메이저 업체도 아닌 곳을 직접 방문 취재해서 기사를 게재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이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단 하나였다.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한다는 한국에 과연 보트를 제대로 만드는 곳이 있는가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암텍의 보트 제작 과정을 보고 난 뒤 한국의 레저 보트 제조기술 수준을 확인했다.

당시 IBI의 에드 슬랙은 업체 관계자에게 ‘여기 오기 전까지는 솔직히 한국의 수준을 중국 정도로 과소평가하고 축적된 기술도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잘못된 평가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뉴질랜드 - 아메리카스컵 우승 경기정 제작으로 보트산업 발전

1차 산업이 대부분인 뉴질랜드에 있어서 보트산업은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다. 2008년 현재 해양레저장비 생산 세계 7위인 뉴질랜드는 150여개의 보트·요트 제조업체를 가지고 있으며 보트·요트 보유 비율은 인구 10명당 1척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 해양레저산업의 발전이 미미했던 뉴질랜드가 이 분야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계기는 세계 최고의 요트대회인 아메리카스컵이었다. 뉴질랜드는 자체 제작한 경기정으로 아메리카스컵에 출전, 1995년과 2000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아메리카스컵의 경기정은 조선 및 관련 과학의 최첨단 기술이 투입돼 만들어지는 집합체, 이른바 ‘state of art’로 일컬어진다.

경기정 하나를 개발, 제작하고 아메리카스컵 팀을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도 대략 2천억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아메리카스컵에서 우승한 경기정을 만들었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보팅 기술을 개발, 확보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뉴질랜드 역시 아메리카스컵 우승을 통해 보팅 산업을 일으키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보트제조기술 홍보할 세계적 이벤트 필요

아메리카스컵을 예로 든 것처럼 세계적인 요트대회 개최와 그 경기정의 제작은 해양레저산업 육성 및 보팅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지름길 중에 지름길이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요트대회와 보트쇼를 함께 개최함으로써 그 산업적 상승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우리의 보트·요트 제조 기술력과 품질은 어느 정도 선진국 수준에 육박해 있다. 짧은 제작기간과 가격경쟁력도 수출 경쟁력을 높여준다.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경기정의 경우 뉴질랜드에서 설계와 디자인을 가져오긴 했지만 자체 설계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고 브랜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선택한 방식이었다.

따라서 월드매치레이싱투어 같은 국제적 이벤트를 충분히 활용해서 한국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세계적인 보팅 브랜드를 갖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는 6월 3일 경기도 화성 전곡항에서 월드매치레이싱투어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가 세계 랭킹 8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하는 빅이벤트로 치러진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별들의 전쟁도 흥미진진하겠지만 우리에게는 한국이 만든 경기정과 우리의 보트제조 기술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