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특별기획
드러나는 일본 순국 7인의 정체
김은기 기자 kmk949@naver.com
기사입력 : 2013-08-15 22:36:21
순국열사로 둔갑한 전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지목돼 교수형에 처해진 7명의 유골을 봉안한 '순국칠사묘'. 비석 바로 밑에 이들의 유골을 담은 상자가 묻혀 있다. [사진제공 김현기 특파원]

도쿄에서 차로 5시간 거리의 아이치(愛知)현 산가네(三ケ根)산 정상. 태평양전쟁 직후 군사재판에서 교수형에 처해진 일본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 7명이 순국열사로 둔갑해 풍광 좋은 일본의 산기슭에 안치돼 있다.

산악 유료도로 '스카이라인'에서 우측 샛길로 200m가량 빠지자 묘 입구에 우뚝 선 5m가량의 대형 비석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비석에는 '순국칠사묘(殉國七士廟)'란 큼지막한 휘호가 새겨져 있고 비석 뒤편엔 '제56, 58대 내각총리대신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서(書)'라 적혀 있다.



바로 이 묘역이 조성된 1960년 당시 총리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의 글씨다.



그 역시 A급 전범으로 복역하다 불기소돼 정치적으로 부활한 인물. 보수 정치세력의 맏형과 같은 존재로 아베 총리에게 보수우익의 정치적 유전자를 물려준 장본인으로 그가 현직 총리 신분으로, 핵심 전범 7인방을 '순국열사'로 칭송하는 휘호를 보낸 것이다.

입구에서 300m가량 들어가 계단을 오르자 전범 7인의 묘가 나타났다. 길이 2m가량의 묘석에는 순국칠사묘(殉國七士墓)란 글자를 새겼다.



그 뒷면에는 순국열사로 둔갑한 A급 전범 7인의 자필 글씨로 각각의 이름이 쓰여 있다.

중국 장제스(蔣介石) 국민당 총재가 '전범 1호'로 손꼽았던 모략의 대가 도이하라 겐지(土肥原賢二·전 육군대장), 난징(南京) 대학살의 주범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전 육군대장), 침략전쟁의 총책임자 도조 히데키, 필리핀 포로 학대로 유명한 무토 아키라(武藤章·전 육군중장), 만주사변을 일으킨 관동군 참모장 이타가키 세이시로(전 육군대장), 문민 출신으로 중일전쟁을 일으킨 히로타 고키(廣田弘毅·전 총리), 미얀마 전선에서 침탈행위를 일삼은 기무라 헤이타로(전 육군대장).

이들 7명이 48년 12월 23일 사형 후 화장되자 전범 재판에 참여했던 산몬지 쇼헤이(三文字正平) 변호사가 몰래 유골을 수거해 보관하다 60년 묘역 조성과 동시에 이장했다.



묘역 관계자는 “7명의 유골이 비석 바로 아래 묻혀 있다”고 말했다.

위패만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보다 실제 유골이 묻힌 일본 우익의 진짜 성역이었던 것이다.



외딴 시골 산 정상인 데다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2~3명 단위의 젊은이들의 모습이 많았다.

이들 7인 묘 외에도 묘역에는 일본의 침략전쟁에 참여했다



전사한 장병들의 위령비가 곳곳에 서 있었다. 정면에서 좌측으로 계단을 내려간 곳에 위치한 기포병 제4연대라고 쓰인 비명에는 “북으로는 소만(蘇滿)국경으로부터 남으론 양자강 남안까지 종횡무진 대륙을 달려…”란 글귀가 써 있었다.



중국대륙을 유린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절절 배어 났다.



이 밖에도 비행 제67전대 위령비 등 100개에 달했다.



앞으로 드러날 그들의 실체는 얼마나 더 밝혀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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