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욱 오산시장은 관권 선거에 대한 입장 밝혀야
조형태 | 기사입력 2014-08-08 20:08:10

【오산타임뉴스】 지난5일 검찰은 곽상욱 오산시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사조직 이른바 '백발회'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백발회 회장 등 3명을 추가 구속기소했다. 이에 따라 오산지역발전포럼 이권재 의장이 기고문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곽상욱 오산시장 & 오산지역발전포럼 이권재 의장

오산에 무일푼으로 올라온 나는 열심히 일해 자수성가했다고 자부한다. 교통편이 좋아진 지금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던 발안, 조암, 남양, 사강까지 새벽 4∼5시까지 우유를 배달하고 돌아와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오산지역도 배달에 나섰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헬멧을 벗으면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함께 일하고 돌아온 아내는 더 힘들었을 텐데도 늘 서너 가지 반찬을 뚝딱 만들어 아침상을 차렸다. 정말 시간에 쫓겨 먹었던 그 맛은 참 꿀맛이었다. 시장이 반찬이기 때문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 나는 시장 후보였다. 대부분 신선한 일꾼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정치 초년생이었기에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었다.

선거가 끝난 후 후보자인 나야 스스로 감내해야 할 내 몫이지만, 아내와 아들딸 그리고 자원봉사로 도와주셨던 많은 분에게는 미안하고 ,고맙고 또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시장 선거에 나서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시장은 ‘시장한 시민’의 갈망을 풀어주기 위해 몸이 부서지라 일하는 자리라는 것도 깨달았다.

시 행정경험이 있는 현직 시장인 후보와의 싸움은 당연히 힘겨웠다. 선거 운동 초반에는 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지도 때문에도 고전했고, 대부분 현직 시장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아침 일찍 선거사무소에서 거리로 나와 유세전을 펼쳤다. 피로와 스트레스로 점심식사를 거르는 게 예사였고, 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먹는 저녁이지만 시장이 반찬은 되지 못했다. 때로는 사소한 이야기에도 뜬눈으로 밤을 보낸 적도 있다. 선거가 전쟁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너무하다 싶었다.

전시상황이 되니 독버섯처럼 자라는 세력들이 그 힘을 쓰는 것이었다. 중병으로 병원을 왕래하며 쩔쩔매는 환자 주변에 온갖 신통방통한 처방이 있다며 검은 손이 뻗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현대 의학으로는 손도 못 대는 병도 척척 고친다는 그들의 꼬임에 당장 지푸라기라도 부여잡고 싶은 환자와 가족들은 뻔히 알면서도 그 마수에 걸려들기에 십상이다.

나 역시 힘겨울 때마다 그들의 손길이 스멀스멀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정책팀과 토의하면서 참신한 공약들을 제시하자고 했다. 지지율이 서서히 반전되는가 싶었지만, 벽을 넘기에는 부족했다. 현직 시장과 4년을 함께한 일부 단체의 사무장급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된 상태에서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상대 후보는 ‘시민이 시장’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예 시청사 벽에 대형 현수막까지 걸어놓았다. 자신이 썼다고 주장하며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책의 제목도 ‘시민이 힘이다’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산 시민 모두를 명예시장이라도 임명하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시민을 방패로 삼아 자기만의 지방정부를 만들겠다는 이야기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는 당선 직후 특정 지역신문의 인터뷰에서 선거 초반에는 표가 분산될까 봐 걱정했는데 직접 명함을 돌려보니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했다. 이는 그를 떠받들고 있는 무수한 검은 손들이 있다는 방증이다. 출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먼저 뛰고 있었는데 무슨 수로 따라잡겠는가?


6.4 선거 관련 수사를 확대한다니 조금 더 지켜보면서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시간이 너무 흐른다면 시민은 ‘시장을 반찬’으로 생각할 것이다. 시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쯤에서 곽 시장은 스스로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시점이다. ‘시민이 시장’이란 말장난으로 더는 시민을 우롱하지 말라는 말이다.

‘시장’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은 영어로는 ‘hunger’이다. 굶주림이 아니라 ‘갈망’이다. 무엇인가를 향한 애틋한 또는 절실한 절규이다. 내일은 오산시가 좀 더 풍요롭고 오산시민의 삶도 활짝 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희망이 담겨있다. 지금 시민은 매우 시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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