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대에 따르면, 박웅용 교수가 진행하는 ‘국제금융론’ 수강생 60여 명은 지난 9월 초 이색적인 과제를 수행했다. 학기 말 종강 시점의 환율 수준을 예측해 제출하고, 실제 수치에 가장 근접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일종의 ‘환율 예측 콘테스트’였다.
국제금융론은 한국은행 통계와 외환시장 동향을 심도 있게 다루는 거시경제 전공 필수 과목이다. 박 교수(한은 경제연구원 자문패널)와 조교, 학생 등 총 65명의 ‘전문가 집단’이 머리를 맞댔지만, 시장은 이들의 예상을 비웃듯 움직였다.
당시 이들이 내놓은 학기 말 평균 전망치는 1,402.6원이었다. 9월 초 환율이 1,380~1,390원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가 소폭의 오름세 내지는 보합권을 예상한 셈이다.
그러나 실제 환율은 9월 말 이미 1,400원 선을 돌파한 뒤, 10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부담과 서학개미들의 해외 증권 투자 확대 등 외환 수급의 쏠림 현상이 원화 가치를 사정없이 끌어내린 결과다.
결국 이달 11일 종강과 함께 발표된 가산점의 주인공은 1,457.2원을 써낸 학생에게 돌아갔다. 대다수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환율을 홀로 내다본 셈이다. 박 교수와 학생들은 종강 전 환율 리뷰 시간을 통해 외환시장을 뒤흔든 변수들을 점검하며 이론과 실제의 격차를 실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문 지식을 갖춘 집단지성조차 환율 예측에 실패했다는 것은 현재 외환시장이 그만큼 복합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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