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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첫발’ 뗀 미·러·우크라 3자회담... 신중함 속 ‘영토 문제’ 탐색전

러시아 공격에 훼손된 키이우 세계문화유산 페체르스크 라브라[재배포 및 DB 금지]
[로마 타임뉴스=전찬익 기자] 미국의 중재 아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마주 앉은 역사적인 3자 회담이 첫발을 뗐다. 

지난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간극은 여전히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과 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번 회담 이후 양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탐색전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모든 당사자의 핵심 입장이 분석됐고, 복잡한 정치 사안들도 논의됐다”며 “다음 회의는 이를수록 좋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초기 접촉에서 높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실수”라면서도 “이러한 접촉이 건설적으로 시작된 사실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장의 분위기가 우호적이지는 않았음을 덧붙였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20개 항 평화안’을 바탕으로 한 영토 획정 문제였다. 특히 동부 도네츠크주의 소유권을 두고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러시아 요구,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전역에서 철수하고 해당 지역 전체의 소유권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 현재의 전선을 동결하고 인근에 **비무장지대(DMZ)**를 설정하자는 안으로 맞서며, ‘영토 보전’ 원칙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제안, 돈바스 지역을 특별행정구역이나 자유경제지대로 설정하는 중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 대화가 시작됐음에도 현장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 줄을 차단하기 위해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정유소를 타격했으며, 러시아의 공습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페체르스크 라브라(동굴수도원)**가 훼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양측은 이번 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이르면 내달 1일 아부다비에서 세 번째 3자 회담을 열고 구체적인 종전 조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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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4년 차에 접어든 2026년, 마침내 ‘종전’이라는 단어가 협상 테이블 위에 공식적으로 올랐다. “누구도 문을 쾅 닫지 않았다”는 말처럼 대화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영토라는 인화성 강한 의제를 두고 양측이 실질적인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의 ‘비즈니스식 중재’가 전장의 비극을 멈추는 실효성 있는 약속으로 이어질지 전 세계가 아부다비를 주목하고 있다.

전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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