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라는 경영 성과 공유의 장에서 가장 먼저 '사과'를 꺼내 든 것은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범석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본격적인 수치 설명에 앞서 데이터 보안 사고를 직접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번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apologize(사과하다)'**라는 단어를 명확히 사용했다.
지난해 말 서면 입장문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전 세계 투자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육성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쿠팡의 철학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비쳤다.
"쿠팡의 존재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와우(Wow)'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뿐이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엄중한 일은 없으며,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 동석한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는 이번 사건의 성격을 '내부자에 의한 범죄'로 규정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로저스 대표는 "이번 사건은 전직 직원이 쿠팡과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 행위"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처벌받을 수 있도록 사법기관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진행된 한국 경찰청과 정부 합동수사단의 조사 결과, 유출 데이터의 오남용이나 2차 피해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일부 정부 기관의 조사는 마무리 단계이나, 추가적인 조사나 벌금 부과 가능성 등 변수가 남아 있음을 인정했다.
진행 중인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방침.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안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으며, 고객 중심 경영 기조를 유지.
미국 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 등 글로벌 차원의 투명성 확보 노력 지속.
김범석 의장의 이번 육성 사과는 쿠팡이 단순한 '성장'을 넘어 '신뢰받는 플랫폼'으로서의 질적 성숙을 시험받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보안 리스크'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쿠팡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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