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데나[일본 오키나와현] 타임뉴스] 한정순 기자 = 몸값 307억 원의 홈런왕이 팀을 위해 몸을 숙였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주전 1루수 후보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깔끔한 희생번트로 ‘빅이닝’의 물꼬를 트며 류지현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지난 26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 5-2로 앞선 5회말,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포 노시환이었다.
최근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이라는 KBO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체결하며 기세를 올리던 그였지만, 벤치의 사인은 ‘강공’이 아닌 ‘번트’였다. 노시환은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 투수 장찬희의 초구가 들어오자마자 침착하게 투수 방향으로 타구를 굴려 주자들을 한 루씩 진루시켰다.
이 작은 헌신은 거대한 불꽃이 됐다.
노시환이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대표팀 후속 타선이 폭발하며 해당 이닝에만 무려 10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연출했다.
경기 후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노시환의 플레이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노시환이 번트를 잘 댄다는 코치진의 데이터를 믿고 작전을 냈다"며 “사실 4번 타자급 선수가 초구에 번트를 성공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치하했다.
특히 류 감독이 주목한 것은 노시환의 ‘자세’였다.
“번트 성공도 훌륭했지만, 작전을 흔쾌히 수용하고 수행하려는 태도가 정말 좋았다.
WBC 본선에서도 타이트한 승부처에서 노시환에게 번트를 지시할 상황이 올 텐데, 오늘 확신을 얻었다."
대표팀에서 5~7번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노시환은 상황에 따라 해결사와 조력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9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모인 대표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 류 감독의 지론이다.
역대급 계약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낸 노시환의 방망이는 캠프 기간 내내 뜨겁다. 앞선 경기들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장타력을 과시한 데 이어, 이날은 세밀한 작전 수행 능력까지 증명하며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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