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갈등 국면에서 도움을 주지 않은 나라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향후 ‘보복성 조치’를 암시해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열린 내각 회의에서 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화살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동맹국들로 돌렸다.
그는 이번 파병 요청을 “나토에 대한 하나의 시험이었다”고 규정하며, “지극히 작은 협조 요청조차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독일, 영국, 호주를 콕 집어 언급하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독일을 향해서는 “독일이 ‘이건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고 했을 때, 나도 ‘우크라이나전은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전통적 우방인 영국과 호주도 트럼프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 “사랑스러운 사람이지만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항공모함 파견 거부에 대한 불만을 재차 드러냈고, 호주에 대해서도 “훌륭하지 않았고 놀라울 따름”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미국은 나토에 바라는 것이 없지만, 이 중요한 순간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뒤끝 있는 경고를 덧붙였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불만을 넘어, 전쟁 수습 이후 강력한 무역·안보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동맹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향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관세 협상에서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무기를 중동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늘 그렇게 한다”며 부인하지 않아, 나토의 핵심 현안인 우크라이나 지원 체계에도 거대한 균열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회의는 전쟁통이라는 긴박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특유의 돌출 발언으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란 전쟁과 유가 폭등 등 엄중한 사안을 다루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사용하는 마커펜에 대해 5분간 농담 섞인 설명을 이어가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비난 대상에서 직접 거론되지 않았으나, 동맹 전반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향후 한미 안보 협력 과정에서도 유무형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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