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마두로 측 변호인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변호인 측은 “미 재무부의 제재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변호인 선임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재 해제가 불가능하다면 사건 자체를 기각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들은 자국 국민의 부를 약탈한 인물들”이라며,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으로 변호사비를 대는 것은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팽팽히 맞섰다.
사건을 맡은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양측의 주장을 신중히 청취했다.
그는 “피고인의 자기 방어권은 헌법상 매우 중요한 권리”라며 국선이 아닌 사설 변호인이 필요하다는 변호인 측 의견에 일부 공감을 표했다.
특히 검찰을 향해 “피고인이 이미 미국에 수감된 상태인데, 자금 동결이 국가 안보에 어떤 실질적 위협이 되는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의 공소 기각 요청에는 “이 사건을 기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심리 중 플로레스 여사를 ‘영부인’이라 칭한 변호인에게 판사는 “이곳에 특별한 직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직 예우를 인정하지 않는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법원 밖은 마두로를 ‘납치된 대통령’이라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그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엄벌을 촉구하는 반대파가 뒤섞여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약 테러 공모 등 4개 혐의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 독방에 수감 중이며, 다음 심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형사 사건을 넘어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외교적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특히 ‘변호인 조력권’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대외 제재’라는 국가 정책이 충돌하면서, 향후 미 법원이 자금 동결 해제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릴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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