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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적대국 스포츠 행사' 참가 금지령… 북중미 월드컵 행보 '안개속'

이란, '적대국 스포츠 행사' 참가 금지령… 북중미 월드컵 행보 '안개속'

3월 튀르키예에서 치를 A매치 2연전에 대비해 훈련하는 이란 축구대표 선수들.
[서울타임뉴스 = 최종문 기자] 미국 및 이스라엘과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이란 정부가 적대국에서 열리는 모든 스포츠 행사에 자국 선수단 파견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가 당장 내달 열릴 아시아 클럽대항전은 물론, 6월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도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한국시간) AFP통신 및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체육청소년부는 성명을 통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적대국으로 간주되거나 선수단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국가로의 대표팀 및 클럽팀 방문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당장 4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릴 예정인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란의 트락토르 SC는 UAE의 샤바브 알아흘리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으나, 최근 중동 내 교전 상황으로 인해 AFC가 사우디를 중립 지역으로 정해 단판 승부를 치르기로 결정하자 이란 정부가 이에 반발하며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6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FIFA 월드컵이다. 

이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G조에 편성되어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격돌할 예정인데, 공교롭게도 이란의 모든 조별리그 경기가 미국 본토에서 치러지기로 되어 있다.

이란축구협회는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조별리그 장소를 미국이 아닌 멕시코로 변경해달라고 FIFA 측에 요청했으나, FIFA는 운영상의 이유로 이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란 축구계는 본선 무대 밟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의 타겟은 '미국'이라는 국가를 보이콧하는 것이지, '월드컵' 대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참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이란 정부가 '적대국 방문 금지'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국민적 관심사인 월드컵 참가를 위해 어떤 외교적 예외 조항이나 중재안을 도출할지가 관건이다. 

만약 이란이 끝내 미국 입성을 거부할 경우, 국제 축구계의 거센 징계와 더불어 월드컵 무대에서 이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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