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꺼리는 동맹국들을 향해 “도움이 안 된다"며 독설을 퍼붓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국제적 공동 대응의 일환이다.
회의를 주재한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모든 범위의 외교적, 경제적 수단과 압력을 집단적으로 동원할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천명했다.
쿠퍼 장관에 따르면 현재 해협 내 선박 공격은 25건 이상 발생했으며, 약 2,000척의 선박과 2만 명의 선원이 고립된 상태다.
그는 “분쟁과 무관한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무모함이 세계 경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의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해 나토 회원국과 걸프 지역 국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국제회의가 긴급히 열린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동맹 압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해왔으나, 대부분의 국가가 전쟁 휘말리기를 우려해 응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영국 등을 실명 거론하며 비판하는가 하면, 미국의 나토 탈퇴를 검토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는 “석유와 가스를 들여오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스스로 항로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보 비용 분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파병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의 심기를 살피는 주요국들은 공동 성명 발표와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성의 표시’를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일 때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했던 ‘의지의 연합’과 유사한 흐름이다.
영국 측은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 이어 군사 전략가 회의를 별도로 열어, 전투가 잦아든 이후 해협을 안전하게 관리할 구체적인 통항 확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종전 후 해협을 안전하게 접근 가능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채찍질에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직접적인 총대를 메기는 부담스럽지만, 미국의 보호 없이 에너지를 수급할 대안도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번 '호르무즈 연합'이 트럼프의 분노를 잠재우고 실질적인 해협 개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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