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세돌과 알파고(Alpha Go(棋,碁))의 결전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나?
김수종 | 기사입력 2016-03-24 14:31:09

1. 이세돌, 알파고, 기본소득의 문제!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 Go(棋,碁))의 첫 대결에서 이세돌이 졌다. 겨우 첫판이 끝난 상태라서 무엇이라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세돌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긴 마지막 바둑 기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아쉽게도 졌다.

지난 십 수 년 세상은 정말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상위 5% 내외는 KTX를 타고 달리고 있는데, 나머지 95%는 그저 차를 타고 가거나, 뛰거나, 걷고 있다. 도저히 승부가 나지 않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컴퓨터와 로봇의 발달로 향후 20년 안에 1/3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컴퓨터와 로봇으로 작업이 가능한 의사, 회계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도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컴퓨터가 운전하는 무인자동차시대가 이제 열리고 있다. 차를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가 스스로 프로그램으로 운행하는 시대가 조만간 완결되는 것이다. 이러면 사람이 차를 운전하는 것이 불법인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상위 5%에 속하지 않는 개인은 죽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나는 요즘 유럽사회에서 특히 화두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기본소득이 없으면 앞으로 최소 50년 정도는 하위 95%가 버틸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들이 살아야 사회 모두가 살고, 상위 5%도 궁극적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다시 말해 전국민에게 일정액의 월급을 주는 제도가 즉시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2. 이세돌, 알파고, 인간의 창의력과 감성노동

세계 최고의 바둑인인 이세돌 9단이 3월 10일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의 두 번째 대국에서도 패했다. 2전 2패의 기록은 최초 이세돌이 ‘5전 5승’ 혹은 ‘5전 4승’ 정도를 장담했던 예상과는 상당히 빗나갔다. 아직 남은 경기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세돌 9단이 인간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길 수 있는 마지막 대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비참했다. 인간이 이제는 컴퓨터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 와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컴퓨터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 일자리의 절반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평했고, 2016년 다보스포럼 보고서는“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질 것이며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210만 개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유엔 미래보고서 2045는 “현재 일자리의 80%인 20억개가 2030년이면 사라진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나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인간이 컴퓨터보다는 아직은 우수할 수 있는 영역일 것이다.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노동의 영역. 바로 문화, 예술, 관광 분야일 것 같다.

21세기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이런 분야의 인재를 길러내고 집중 투자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하는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마인드로 문화, 예술, 관광과 관련된 산업에 아이디어로 무장한 전문가가 되자!

3. 이세돌, 알파고, 그리고 미래의 대안

어제까지 3번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전부 이겼다. 오늘도 이어지는 대국에서 이세돌이 이긴다는 전망도 아직은(?) 별로 없는 듯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긴 게임에서 나는 많은 생각이 든다. 우선 일자리의 상실, 그리고 인간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노동의 대안. 그리고 사회적인 약자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소득의 도입.

다들 쉽지 많은 않은 일이다. 인공지능은 사실, 인간이 가진 능력보다 특정 부분에서는 우수할 수 있는 측면이 분명하게 있다. 그러나 총괄적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바라보고 분석하는 능력은 아직은 부족한 듯하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무래도 총괄적이고 감성적인 창의와 관련된 일이다. 아직은 고민만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만들고 고민하여 새로운 무엇인가를 잡고 싶다. 인간의 문제는 인간만이 풀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4.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 창의성과 매뉴얼(manual)의 미묘한 차이

어제까지의 4국에서 앞선 3국까지는 이세돌이 졌고, 4국에서는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겼다. 통계와 확률로 무장한 알파고는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인 바둑까지도 구글 딥마인드 프로그램에서 주어지는 매뉴얼대로 두어 3번 승리한 것이다.

4국에서 이세돌은 희색 돌을 지었고, 알파고는 검은 돌을 지었다.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5점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알파고는 최소한 8점 이상을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출발을 한 듯하다. 그리고 창의성이 있는 인간의 다양한 변수에 알파고는 매뉴얼에 없는 수를 둘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 결국에서는 이세돌에게 지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이 프로그램의 매뉴얼(manual)을 이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 매뉴얼(manual)사회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햄버거를 한번 주문해서 먹은 일이 있다. 나는 이것은 더해주고, 저것을 빼달라고 주문을 했고, 초행길의 외국인이라 다른 몇 가지도 질문을 했더니, 점원은 너무 당황하면서 아무 것도 말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어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마치 매뉴얼(manual)에 없는 요구와 질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서있던 햄버거 가게의 직원처럼 멍하니 대국을 두는 알파고의 모습과도 비슷했다. 역시 인간이 특정 부분만을 잘하도록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기는 방법은 전체를 총괄하는 창의성, 감성으로 대항하는 방법뿐인 듯하다.

내일 다시 5국이 열린다. 여러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창의적으로 준비하고 있을 이세돌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기대가 크다. 인간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인간이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조금은 보이는 듯해서 다행이다.

5.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 창의성과 직관의 승리 일수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다섯 번째 대결이 끝났다. 알파고가 4번을 이겼고, 이세돌이 1번을 이겼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세돌에 환호하고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긴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창의성이나 직관 앞에서도 알파고는 무려 4승을 했다. 프로그램이 지시하는 대로 지치지도 않고, 고뇌하지 않고 승리를 향해 일관되게 질주하는 모습만으로 알파고는 승리했다. 인간 이세돌 1人과 알파고 프로그램 속에 숨어 훈수를 두는 보이지 않는 1200명과의 대결이었던 것이다.

쉽지 않은 싸움에 이세돌이 1승을 한 것만도 사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세상의 모습을 나는 알파고에서 발견하는 듯하여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 그 기계의 지시에 충실하게 일하는 사람의 모습과 어떠한 인정이나 배려 없이 과학적이며 기계적인 판단만 할 것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과의 대결 구도에서 인간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알파고를 포함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수준은 개발자의 말에 따르면 “아직은 일천한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고수 이세돌을 5판 4승으로 이기는 것을 보면 현재의 수준도 보통 이상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앞으로 인간의 능력은 그대로 일 것 같은데, 프로그램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할 것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무섭게 한다.

세상은 정말 끊임없이 변화 발전한다. 그 가운데 기계와 컴퓨터의 발전은 인간이 쉽게 뛰어 넘을 수 없는 두려운 것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인간의 문제는 역시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에 바탕을 둔 선한 사고와 판단으로 기계를 다루지 않으면 큰일 날지 모르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인 듯하여, 불안한 감도 앞선다. 앞으로 너무나 많은 과제가 창의성과 직관을 가진 인간들에게 남은 듯하다. 길은 멀고, 할 일도 많다.

타임뉴스 칼럼 金秀鍾. 휴대전화 010-8715-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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