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인터뷰] 김정인 지부장, “나라를 빼앗긴 날을 아는가?…광복의 참 의미 알아야”
[한국여성미디어클럽 기획 인터뷰] 광복회 대전·충남연합지부 김정인 지부장
최선아 | 기사입력 2014-08-19 12:11:46

[대전 = 최선아 기자] 한국여성미디어클럽은 8월 '종교와평화'를 주제로 평화의 길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 기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교황의 방한과 3일 연휴까지 겹치면서 뒷전으로 밀려난 광복절이 지나갔다. 광복은 ‘빛을 회복하다’는 의미로, 광복절은 일본의 식민지배 하에 자유도 소망도 없이 캄캄한 어둠 같은 세상에서 살던 우리 민족이 주권을 회복하고 비로소 밝은 빛을 보게 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러한 씁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조국을 위한 뜨거운 마음으로 광복절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다. 8.15 광복 69주년을 맞아 광복절의 참된 의미와 광복절을 맞는 소감을 묻고자 대전 서구에 위치한 광복회 대전·충남연합지부 김정인 지부장(79)을 만났다.

광복회 대전·충남 연합지부 김정인 지부장

일반인들에게 광복회는 생소하다. “광복회는 나라의 주권 회복과 민족의 생존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과 그 유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현재 대전충남지역에는 5명의 애국지사가 생존해 계시고, 유가족이 500여 명 있습니다. 광복회에서는 여러 기념식 및 추모제에 참여하고, 국가가 잘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봉사도 해요."

김 지부장은 광복회가 지녀야 할 세 가지 덕목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가 국가가 잘못되지 않도록 앞장서서 애국심을 발휘하는 운동을 하자. 둘째, 사회가 혼란하니까 우리가 먼저 법을 지키자. 셋째는 근검절약하고 노력하는 생활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덕목에 대한 광복회의 솔선수범이 시민사회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한다.

경술국치일을 아는가?

“지금의 대한민국은 많이 좋아졌죠. 과거에는 식민지였지만 경제도 회복했고, 국민 수준도 많이 향상됐고. 파워도 있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10위권 내외의 국가가 됐으니 상당히 우등생이라고 봐야죠."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선조들이 흘린 무수한 피와 희생이 있었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유와 평화가 있는 것이다.

그가 ‘경술국치일’을 알고 있는지 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광복절’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나라를 빼앗긴 ‘국치일’에 대해선 생소하기 때문이다.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방조약>으로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가 끝이 났고, 경복궁 근정전에는 일장기가 걸렸다. 나라와 주권을 빼앗기자 더 이상 자유도 평화도 찾아볼 수 없었다.

“조선 말기 우리 정부는 힘도 없고 무능했죠. 나라의 개혁을 외치는 동학농민운동(1894년)이 일어나 10만 명이 궐기대회에 참여했는데, 정부는 이들을 막을 수 있는 힘이 없어서 청나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도움을 요청 하지도 않은 일본이 오히려 참견을 했단 말이죠. 일본은 무차별적 살인을 저지르며 동학군을 진압했고, 이후 서울 용산에 일본 부대를 주둔시키고 우리 정부를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1905년 국내 정치는 하되 외교권·국방권이 박탈당하는 <을사보호조약>을 맺게 됐고, 1910년에는 결국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어요."

광복회 대전·충남연합지부는 오는 29일 경술국치일 104주년을 맞아 서대전네거리 시민공원에서 경술국치일 행사를 진행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하는 이날 행사는 찬밥을 먹으며 나라를 빼앗긴 날의 어려움을 떠올리고자 마련됐다. 또 일본이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에 대한 규탄대회와 시민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태극기 나눔 행사를 함께 할 예정이다. 김 지부장은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건국절 논란? 대한민국 건국은 96년

일부 인사들이 광복절에 ‘대한민국 건국 66년 기념 경축식’을 개최하자며 지난달 15일 국회도서관에서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 학술대회를 열어 커다란 논란이 됐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건립된 날이 1948년 8월 15일이기 때문에 이 날을 건국절로 제정하고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정인 지부장은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참담함을 표명했다. “역사를 잘 모르면 국민들은 두 얘기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건요.. 하지만 역사를 바로 알면 헷갈릴 것이 전혀 없어요. 국가 형성의 3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입니다. 1910년에 일본으로부터 영토와 주권을 빼앗긴 것은 사실이죠. 1919년 3.1운동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만세운동이 펼쳐졌는데 국권회복은 하지 못하고 많은 이들이 희생 됐어요. 그래서 뜻이 있는 분들이 상해로 가서 1919년 4월13일 임시정부를 수립했죠. 이때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세우고, 대통령제도 선언했습니다. 지금의 국회와 같은 의정원도 만들고 법도 제정 했습니다."

정식은 아니더라도 분명 임시정부로 국가가 존재했고, ‘대한민국’의 국호 아래 독립운동가들이 독립투쟁을 했다. 따라서 올해는 대한민국 건국 66년이 아닌 96년이란 것이 광복회의 입장이다.

“그 당시 윤봉길, 안중근, 이봉창 의사 등이 나라를 되찾고자 생명을 내어 놓고 독립운동을 전개했어요. 헌법 전문을 보면 ‘대한민국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언제 건국이 된 것입니까? 1948년이 아닌, 1919년에 대한민국이 탄생 됐다는 얘깁니다. 이것을 싹 무시해버리고 대한민국 건국을 1948년으로 본다면 근30년의 역사가 공백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역사교육 소홀, 애국심 부족해

김정인 지부장은 젊은 세대가 역사교육에 소홀한 것과 애국심이 부족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영어, 수학만 공부 할 것이 아니라 역사를 분명히 알아야 해요. 배우면 재미도 있고. 지금 젊은 사람들은 족보에 대해서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시조도 모르고, 돌림자도 모르니 안타깝죠. 100년 전에 비해 국가가 경제도 좋아지고 많이 발전했지만 취약점도 있어요. 남북이 하나였을 때 비해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훨씬 떨어졌습니다."

그는 100년 전과 지금 시대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일본·중국·러시아·미국 4대 강국이 우리나라를 노리려고 호시탐탐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아주 처신을 잘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남북통일도 되고 국가 발전도 되는 것입니다. 중국이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올 일은 없는데, 일본을 조금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도 오리발을 내밀고, 독도는 자기 땅이라고 하고 있죠. 우리 땅을 빼앗을 구실을 만들고 있으니 이런 부분은 좀 고쳐야죠. 북한도 핵을 빨리 포기하고,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평화의 방식으로 남북통일을 해야 일본이나 다른 나라와 대적이 되지 않을까요? 나라가 두 동강이 되니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끝으로 김 지부장은 지난 역사를 통해 광복의 참 의미를 깨닫고, 깊이 있는 사고방식과 연구를 통해 평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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