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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자” 계엄령 불안에 번진 복권 열풍… 자녀 둔 가구 50% 급증

서울 한 로또 판매점을 찾은 시민들[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서울타임뉴스=김정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뒤숭숭했던 지난해 초, 우리 국민은 ‘복권’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양할 자녀가 있는 가구일수록 정국 혼란에 따른 경제적 위협을 더 크게 느끼며 복권 구매에 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데이터처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미혼자녀를 2명 이상 둔 가구의 월평균 복권 구입 지출액은 708원으로 전년 동기(471원) 대비 무려 50.3% 급증했다. 

이는 전체 가구 평균 증가율(2.2%)을 압도하는 수치다.

계엄 사태 이후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자영업자의 줄폐업이 이어지자, 미래가 불안해진 부모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권을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매출이 느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다행히 정국 불안이 해소된 지난해 중순부터 소비 심리는 빠르게 회복되었다.

바닥을 친 지표,2024년 12월 계엄 직후 88.2까지 추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돌파했다.

현재 상황,올해 1월 CCSI는 110.8을 기록하며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내수 업종인 백화점과 유통 주가도 올해 들어 32% 이상 상승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수 지표와 증시는 웃고 있지만, 모든 계층이 온기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고용 동향은 우리 경제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준다.

백화점 명품관은 북적이고 주가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3.6%로 코로나19 시기 수준까지 후퇴했다. 

고소득층과 자산가는 증시 호황의 수혜를 보지만, 서민과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난과 고물가에 허덕이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복권 지출이 다시 상승세(작년 월평균 638원)를 보이는 것은 여전히 많은 국민이 땀 흘린 대가보다 ‘한 방의 행운’에 기대야 할 만큼 삶이 팍팍하다는 서글픈 증거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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