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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5년 새 ‘뚝’… 문턱은 높아지고 혜택은 ‘선별적’

전기차 보조금 5년 새 ‘뚝’… 문턱은 높아지고 혜택은 ‘선별적’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시설

[타임뉴스=경제부] 정부의 전기차 국비 보조금이 단순히 금액 축소를 넘어 안전 및 사후관리 조건까지 대폭 강화되면서 지원 문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정책 기조가 ‘광범위한 보급’에서 ‘선별적 수혜’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승용차 기준 국비 보조금 상한은 지난 2021년 800만 원에서 올해 580만 원으로 낮아졌다. 초소형 전기차의 경우 400만 원 정액 지원에서 200만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 기준도 대폭 하향됐다. 2021년에는 6,000만 원 미만 차량이면 전액 지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5,300만 원 미만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특히 내년부터는 5,000만 원 초과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절반만 지급하고, 8,000만 원 이상은 아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고가 차량에 대한 배제 기조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액 축소와 함께 보조금 산정 방식도 매우 복잡해졌다. 

과거에는 단순히 가격에 따라 보조금을 산출했으나, 올해부터는 배터리 안전 보조금이 추가되고 배터리 효율, 환경성, 사후관리 등이 세부 계수로 반영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안전계수’ 도입이다. 

화재 예방을 위해 도입된 이 항목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계수가 ‘0’으로 처리되어 보조금을 단 1원도 받을 수 없다. 

안전계수를 충족하려면 제조·수입사가 정부 지정 ‘화재안심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실시간 배터리 충전 정보 제공 기능을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

정부는 전체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대신 차상위 계층, 청년 생애 첫 차, 다자녀 가구 등 특정 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20%)을 늘리는 ‘선별적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국내 전기차 산업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보조금뿐만 아니라 주차요금, 통행료 혜택 등도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지만, 지원 조건만 까다로워지는 것은 기업에 큰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조금 정책이 저가 차량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전기차에 힘이 실리고,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친환경차 보급을 위한 보조금 정책이 오히려 국내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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