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이상 남성 노인의 자살률이 전 연령대와 성별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노년기 남성을 위한 정서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가데이터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80세 이상 남성 노인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107.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평균(29.1명)의 3.7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70대 남성(57.0명)과 비교하면 80세에 접어들며 자살률이 2배 가까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 노인의 자살률은 24.1명으로 남성의 약 4.5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남성 노인의 경우 50대부터 70대까지 50명 안팎을 유지하다가 80세가 넘는 순간 생의 의지가 급격히 꺾이는 ‘노년의 절벽’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통계적으로 남성 노인(31.3%)은 여성 노인(42.7%)보다 상대적 빈곤율이 낮아 경제적 사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럼에도 자살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사회적 관계망의 단절’에서 기인한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남성 노인들의 고립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울할 때 위로해 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남성(9.0%)이 여성(7.1%)보다 높았다.
‘아플 때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비중도 남성(16.2%)이 높게 나타났다.
경로당 이용률은 남성(18.6%)이 여성(32.6%)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복지관 이용 역시 소극적이었다.
여성 노인들이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을 통해 촘촘한 사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정서적 위안을 얻는 반면, 남성 노인들은 퇴직 이후 공적·사적 관계가 모두 끊기며 홀로 고립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0세 이상 자살 사망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0.6%에 달한다.
이들은 일평생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왔으나, 정작 본인의 노년에는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하나 없는 ‘정서적 난민’이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 복지가 주로 ‘빈곤 탈출’과 ‘신체 건강’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제는 남성 노인들이 밖으로 나와 사람과 섞일 수 있는 ‘관계의 복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문 밖으로 나올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107.7명이라는 비극적인 숫자를 줄이는 유일한 해법이다.[표] 2024년 성·연령별 자살률 (단위:명/10만명)
| 연령별 | 전체 | 남자 | 여자 |
| 10∼19세 | 8.0 | 7.4 | 8.7 |
| 20∼29세 | 22.5 | 26.4 | 18.3 |
| 30∼39세 | 30.4 | 39.5 | 20.4 |
| 40∼49세 | 36.2 | 51.1 | 20.9 |
| 50∼59세 | 36.5 | 54.9 | 17.8 |
| 60∼69세 | 31.9 | 49.5 | 14.9 |
| 70∼79세 | 35.6 | 57.0 | 17.5 |
| 80세 이상 | 53.3 | 107.7 | 24.1 |
※ 국가데이터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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