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장기화됨에 따라 살처분 마릿수가 급증하고 이동 제한 조치가 겹치면서 서민들의 밥상 물가 부담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계란 특란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3,89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0% 넘게 급등한 수치로, 계란 1개당 가격이 사실상 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계란값 폭등의 주범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고병원성 AI다.
이번 동절기에만 98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는데, 이는 평년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가 미국산 신선란을 긴급 수입하고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평균 생산량이 작년보다 6%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가격 억제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돼지고기 시장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ASF 발생 건수는 2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2,611원)과 목살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3.1%, 4.9% 올랐다. 특히 ASF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도축 마릿수가 15% 이상 급감한 것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닭고기: 육계 소비자가격은 kg당 6,235원으로 작년보다 7.6% 비싸졌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산지 가격이 12%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우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달 둘째 주 기준 한우 양지(100g 7,118원)는 작년보다 20.5% 급등했으며, 등심과 안심 역시 각각 17.4%, 14.0% 올랐다. 사육 마릿수 감소로 인한 도축 물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축산물 물가지수는 2020년 대비 평균 30~4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할인 지원 등 임시방편만으로는 현재의 물가 폭등을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의 방역 구멍으로 인해 가축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축산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밥상 위의 필수 식재료인 계란과 고기 가격이 동시에 뛰면서, 고물가 시대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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