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는 ‘쌍끌이 불안’이 가중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파월의 경고 “에너지 충격, 물가 악화 우려”… 미 금리 인하 ‘먼 나라 이야기’
미 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 시각)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 충격에 이어 규모와 기간을 가늠하기 힘든 ‘에너지 충격’이 발생했음을 공식화하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살아나는 것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를 2.7%로 상향하며, 당초 예상됐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의 고민… 환율 1,500원 ‘턱밑’에 수입물가 8개월째 상승
미국의 동결 결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즉각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가 1.25%p인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이미 1,5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한은에 따르면 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본격적인 전쟁 여파가 반영될 3월 지표는 국제 유가(두바이유)가 58.6%나 폭등한 상태여서 수입 물가에 유례없는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격제 효과 미지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13일부터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했으나, 국제 유가 오름세가 워낙 가팔라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물가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겨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서민 등 휘는 ‘고금리·고물가’ 터널, 끝이 안 보인다
금리 인하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영세 자영업자와 대출자들에게 ‘동결’ 소식은 절망에 가깝다. 유가 폭등으로 생산비는 오르는데 금리 부담까지 그대로라면 내수 경기는 급격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은은 단순히 지표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유가 충격이 민생 경제 파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정교하고 과감한 맞춤형 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댓글
댓글 기능은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