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타임뉴스 = 김용직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개전 한 달(28일)을 맞이하며 '불완전한 정전'과 '파괴적 확전'의 분수령에 섰다.
미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미국의 글로벌 패권 약화와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안보 비용 전가로 이어지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강도 공습이 오히려 이란 내 온건파를 몰아내고 정권을 더욱 보수화·군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군사 권위주의의 심화: 바버라 슬래빈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로하니, 자리프 등 실용주의자들의 목소리는 사라졌고, 전쟁 참전용사 중심의 '군사 권위주의 국가'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케이틀린 탈마지 MIT 교수는 이란이 해안 절벽과 터널 등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미사일 포대를 은닉·운용하고 있어, 미군의 압도적 화력만으로는 항복을 받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 안보의 핵심축인 주한미군 자산의 중동 차출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한 번 떠난 자산은 오지 않는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중동으로 이동한 패트리엇과 사드(THAAD), 그리고 병력이 다시 한반도로 복귀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의 자기방어 분담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석좌는 "중동 주둔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견제'를 최우선으로 하던 국방부의 메시지가 약화될 것"이라며 미국의 대아시아 억지력 신뢰도 하락을 우려했다.
미국 내 정치 상황도 한국에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동맹국에 '강제적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이 동맹을 거래(Transaction)로 본다면, 동맹국 역시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선택적 전쟁'에 끌려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도, 미국의 분노를 피해야 하는 고난도의 '외교적 줄타기'를 강요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충격적인 전망은 이번 전쟁이 미국의 세계 지배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앨프리드 매코이 위스콘신대 교수는 이번 사태를 1950년대 영국의 패권을 몰락시킨 '수에즈 운하 사태'에 비유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을 입증한 이상,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미국을 '지정학적 인질'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코이 교수는 중동에 발이 묶인 미국의 틈을 타 대만 해협 등 아시아에서 새로운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견했다.
미국 전문가들의 경고를 종합하면, 이란 전쟁은 단순히 중동의 비극이 아니라 한국 안보 구조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되고 미국의 보호막이 얇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동맹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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