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뉴스=조형태 기자]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의 무분별한 장기 치료를 제한하기 위해 추진 중인 ‘8주룰’ 도입이 또다시 미뤄졌다.
당초 내달 1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세부 지침 마련을 이유로 일정이 연기되면서, 보험료 부담 완화를 기다리던 가입자들의 불만과 의료계의 반발이 교차하고 있다.
‘8주룰’의 핵심은 경상환자(상해 12~14급)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를 계속할 경우, 의학적 필요성을 입증하는 진단서를 추가로 제출하게 하는 제도다.
정부와 보험업계는 일부 환자의 이른바 '나이롱 환자' 식 장기 치료가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치료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치료 시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한방 치료가 있습니다. 손해보험 4사의 통계에 따르면, 경상환자의 88.6%는 8주 이내에 치료를 마친다.
문제는 그 이후다. 8주를 초과하는 장기 치료 구간에서 한방 치료 이용 비중은 무려 87.8%에 달한다.
양방 치료의 장기화 비율이 5.0%인 것에 비해 한방은 13.8%로 3배 가까이 높다.
에너지 구조의 변화도 뚜렷하다.
최근 5년간(2019~2024년) 경상환자의 의과 치료비는 3,500억 원에서 2,600억 원으로 감소한 반면, 한의과 치료비는 6,500억 원에서 1조 1,4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사실상 경상환자 치료비 구조가 한방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셈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협회 측은 “8주라는 기준 설정에 명확한 의학적 근거가 없으며, 이는 사고 피해자의 정당한 치료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주장이다.
반면 정부와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과잉 진료만 제대로 억제해도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어 자동차 보험료를 약 3% 내외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분석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의료계와 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절차를 조속히 확정 짓고 시행할 것”이라며 “제도 도입 후 실제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는지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8주룰’은 정당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지갑을 지키기 위한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다.
특정 의료계와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하기보다, 국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치료 가이드라인’이 하루빨리 정립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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