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528.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휘몰아쳤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주요 시설에 대한 ‘초토화’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종전 시한에 선을 그으면서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극도로 강화된 결과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0.5선을 돌파하며 엿새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실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2.88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 차단 우려가 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스태그플레이션)를 자극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공급망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로의 쏠림 현상이 환율 하단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피는 전날보다 212포인트(4.02%) 급락한 5,065.28에 거래되며 심리적 저항선인 5,100선을 맥없이 내줬다.
시장을 끌어내린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외국인은 장 초반에만 1조 2,368억 원어치를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3.97%), SK하이닉스(-6.41%)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코스닥 역시 3% 넘게 하락하며 1,100선이 무너졌다.
반면,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1억 2백만 원대를 유지하며 소폭 강세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오늘 금융시장의 폭락은 단순한 조정을 넘어 중동발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시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물론 내수 경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당분간은 보수적인 투자 관점과 함께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할 때다
댓글
댓글 기능은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