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다자와 호수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 다츠코 히메의 황금상이 빛나는 곳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6-19 11:42:45

[서울타임뉴스=김수종] 지난 14()~17() 선후배 몇 명과 함께 일본 동북에 있는 아키타(秋田)현에 다녀왔다. 이번 아키타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14일 늦은 오후와 16일 일몰 직전에 재차 방문한 센보쿠 시에 있는 다자와 호수(田沢湖, たざわこ)’였다.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며 아키타 현립 자연공원의 일부이다. 현의 중동부에 위치한 호수로 둘레 22km, 최대 수심은 423m, 세계에서 17번째로 깊다. 14일 늦은 오후에 방문한 것은 금빛 여인상(다츠코 조(たつこ), 다츠코 히메(たつこ))’을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1968년에 세워진 다츠코 히메의 황금상은 이 호수의 여신상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아름다움과 젊음을 간직하고 싶다고 오쿠라산의 관음보살에게 빌었더니 호수의 물을 마시라는 신탁을 받았다.

효과는 굉장했으나, 욕망에 넘어간 그녀는 호수의 물을 과용해버린다. 결국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용이 되고 만다. 모든 인간관계를 잃고 짐승들마저 그녀를 두려워 해 지상에서 살지 못하게 된 그녀는 호수의 수호신이 되어 살게 된다.

다행히 이웃 호수의 하치로라는 용과 맺어져 매년 겨울이면 다자와 호수에서 훈훈한 사랑을 나누기 때문에 호수의 물이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다츠코 상 우측에는 자그마한 우키기신사(浮木神社)’가 있다.

다자와 호수에 사랑하던 남녀의 슬픈 전설이 있으므로 결혼과 연애를 총괄하는 신을 모시고 있다. 신사의 입구에는 남녀 간의 사랑과 소원을 비는 종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에메랄드빛 호수는 하늘과 산을 모두 품고 있다. 호수 물은 온천수로 산성수이다.

깊이 탓에 겨울에도 호수는 얼지 않는다. 물고기가 거의 없고 물빛도 온천수에 산성수인 관계로 비취, 감색 등 매우 보기에 좋다. 주변에 호텔 등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서 자연이 더 좋다.

16일 일몰 직전에 다시 방문한 호수는 과히 장관이었다. 이번에는 저녁 655분에 택시를 타고 다츠코 상의 반대편에 있는 카타쿠리(かたくり, 얼레지)호텔 앞으로 갔다. 수묵화를 연상하게 하는 흑백의 조화는 물론 비취와 감색의 물빛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에메랄드, 프러시안 블루. 그레이 오브 그레이. 카드뮴 오렌지 빛 등 호수와 주변의 산, 구름 등의 시시각각 변하는 색의 조화는 과히 일품이었다.

다자와 호수는 화산성 무기물이 다량 함유된 수질과 유입하천수가 적기 때문에 원래 30m에 이르는 투명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 1930년대 후반 오보나이 수력 발전소 건설과 농업 진흥을 위해 다른 곳으로 흐르고 있던 다마가와 강을 끌어 들여 급속히 산성화되었다.

그런 이유로 고유종인 구니마스를 비롯해 많은 어류가 폐사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추모하기 위하여 다자와 호수 부근에 히메 관음상(姬觀音像)’이 세워졌다. 1930년대 후반 발전소와 터널 공사 당시 조선인 약 2000명 이상 동원됐다.

여러 기록과 증언에 따르면 전체 길이가 약 8.5인 수로는 주로 사람 손으로 만들어졌다. 노무자들은 곡괭이와 삽으로 흙을 파냈다. 자재를 나를 때도 마차나 뗏목 등 원시적 수단을 썼다. 겨울에도 쉬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

암벽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는 일은 조선인에게 돌아갔다. 많은 조선인이 공사 중 숨졌다고 한다. 추위와 굶주림도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다츠코 상에서 호숫가를 따라 약 6떨어진 곳에 193911월 건립된 히메관음상이 있다.

공사로 숨진 물고기를 위로한다는 글이 관음상 앞에 적혀 있다. 산성인 강물이 호수로 유입되자 토종 물고기가 괴사했던 것이다. 그런데 1990년 수로 공사에서 숨진 희생자를 위로하는 게 관음상 건립의 더 큰 목적이었음이 밝혀졌다.

인근 덴타쿠지(田澤寺)에서 히메관음상 건립 취의서(趣意書)’가 발견된 것이다. 다자와 호수 주변 마을 사람들은 지난 1991922일 히메관음상 앞에서 처음으로 위령제를 열었다.

덴다쿠지(田澤寺) 묘지 뒷산에 아키타 출신의 재일교포인 수림문화재단 하정웅 이사장 등의 노력으로 좋은 마음의 비도 건립되었다. 현재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위령제는 해마다 치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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